▲ 인각사 경내

인각사가 위치한 곳은 고로면과 영천시 신령면을 남북으로 가르며,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해발 828m의 장엄하고 준수한 태산 준령의 화산(華山)이다. 이 화산의 서쪽은 그 서기(瑞氣)와 정기(精氣)를 골고루 나누는 양, 서서히 완만한 능선을 이루며, 비단같이 깔리면서 위천 상류를 백옥같이 흐르는 개울가에 이르러 그 끝을 맺고 있다. 개울을 건너면 바로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인각 마을이다.

문헌통고(文獻通考)에 의하면 인각 마을의 내력은 기린이 노닐다가 뿔이 암벽(岩壁)에 걸려서 떨어진 곳이라고 한다. 또, 일설에는 화산의 화려하고 기품 있고 당당한 모습이 마치 기린의 형상을 닮았으며 인각 마을의 위치가 그 뿔의 지점에 해당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구전되고는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다.

원래 기린이란 산천의 정기가 어리고 청정(淸淨)하고 아늑한 곳에 산다는 성스럽게 생각되는 우상(偶像)의 동물이다. 이 곳의 주위를 두루 살펴보면 과연 그 성스러운 기린이 살기에 알맞은 곳이라 짐작이 간다.

이와 같은 길지(吉地)에 인각사가 자리잡고 있다. 인각사는 642년(신라 선덕여왕 11년)에 의상대사에 의하여 창건된 절이다. 인각사는 1000여 년의 긴 세월을 이 곳에서 지내면서 많고 많은 선남선녀(善男善女)의 가슴마다에 알뜰한 불심을 심어 주었을 뿐 아니라 천지지간에 생존하는 모든 생물에게까지 부처님의 자비를 베풀어 왔다.

1284년(고려 충렬왕 10년)에 왕명에 따라 크게 중수하고 토전(土田) 100여경을 하사하여 보각국사(普覺國師, 속성 김(金), 이름 견명(見明), 자 회연(晦然)·일연(一然)), 시호 보각(普覺))의 하안지지(下安之地)로 정하였다. 국사(國師)는 이 절에 영주하면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쌍벽을 이루는 저 유명한 '삼국유사(三國遺事)'를 비롯하여 불교 서적 100여권을 저술하였다. 국사는 여기에서 '구산문도회(九山門都會)'를 두 번이나 열었으니 가히 전국 불교의 본산임을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조선 효종 때에 다시 중수하고 1699년(숙종 25년) 기유년에 의흥 현감 박성한에 의하여 증축하니 과연 사위(四圍)에 위엄을 떨치는 대가람을 이루었다. 2001년에 와서 대웅전을 중건하고 일연국사를 기리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인각사를 마주하고 있는 병풍바위, 그 바위를 배경으로 맑은 물이 사철 푸른 학소대. 여름이면 선인들이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잊었던 곳이다.

소재지 : 경북 군위군 고로면 화북리 612
전화번호 : (054) 383-1161
홈페이지 : www.ingaks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