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6 (월)
<봉선화>
-김상옥-
비 오자 장독간에 봉선화 반만 벌어
해마다 피는 꽃을 나만 두고 볼 것인가.
세세한 사연을 적어 누님께로 보내자.
누님이 편지 보며 하마 울까 웃으실까.
눈앞에 삼삼이는 고향 집을 그리시고
손톱에 꽃물 들이던 그 날 생각하시리.
양지에 마주 앉아 실로 찬찬 매어 주던
하얀 손 가락 가락이 연붉은 그 손톱을
지금은 꿈 속에 본 듯 힘줄만이 서노라.
--------9월로 접어드는 여름의 막바지에 부계면 청양골에는
겹봉선화가 줄지어 피어나 가을의 상징인 코스모스를 무색케 한다.